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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J소식

누군가 당신의 방문을 두드린다.......'Let me in'



흡혈귀 영화가 매력적인 이유는 붉은 피가 난무하는 공포심과 경이로운 능력을 가진 흡혈귀에 대한 경외로움
그리고 이루어질 수 없었던 사랑에 대한 애절함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된다...

오늘 소개할 영화는 지금까지 보았던 헐리우드 방식의 흡혈귀 영화와는 다른.. 마치 한 편의 어른을 위한 동화
한 편을 보는 듯한 느낌을 전달해 줄 것이다.

............ 'Let me in'

영화는 하얀 설경만이 펼쳐지는 스웨덴의 어느 마을에서 시작된다.

창 밖을 무심히 쳐다보고 있는 하얀 피부와 금발의 소년 오스칼...

그가 쳐다보고 있는 것은 자신의 옆 집으로 이사오는 한 남자와 한 소녀...



하얀 눈을 닮아 애처로워 보이는 더욱 갸냘파 보이는 소년 오스칼... 그의 현실은 잔인하기만 하다.

그를 따라다니며 괴롭히는 학교 친구들....

바쁘기만 한 엄마와 그립지만 떨어져 살고 있는 아빠...

오스칼이 할 수 있는 것은 자신이 당한 것을 자신만의 공간인 놀이터에서  자신이 당한 것들을 풀어내는 방법 뿐..

하지만 이 공간에 한 소녀 이엘리가 들어오게 되면서 이야기는 다르게 전개되기 시작된다.

그리고 비슷한 시기에 펼쳐지는 마을에서의 살인사건............


누군가와의 소통을 간절히 바라던 한 소년과 타인과의 소통을 원치 않던 한 소녀...

밝다 못해 하얗게 빛날 것만 같은 금발 머리를 가진 소년과 까만 눈과 까만 머리를 가진 소녀의 겉모습은 마치 흑과 백의 이중성을 가진 인간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처럼 너무나 닮게 느껴진다.

영화의 내용은 스릴 넘치는 전개나 화려한 액션씬이 넘쳐나는 헐리우드 방식에 익숙한 우리에게 지루함을 안겨줄지도 모른다.

아주 특별한 에피소드도 꼬이고 꼬인 인간 관계도 없이 소년과 소녀와 연관된 사람들을 통해 일어나는 사건들을 하나 둘씩 보여주게 된다.

물론 흡혈귀라는 소녀의 정체 때문에 삶을 유지하기 위한 인간의 희생은 필요했지만...


이 영화가 기억에 남는 것은 사랑에 대한 또 다른 해석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12살 소녀의 어린 몸이지만 자신의 나이를 잊을만큼 몇 백년의 삶을 유지해 온 소녀 이엘리...

그리고 그녀를 위해 사람들을 죽이고 안타까운 죽음을 맞이하는 한 남자....

소년과 소녀의 만남을 시린 눈으로 쳐다보던 그 남자의 한 마디....

"오늘은 그 애를 만나지 말아줘...."



영화가 끝난 후, 자신의 모든 것을 이엘리에게 주었던 그 남자의 모습과 오스칼의 모습이 겹쳐지는 것은 나만의 느낌이 아닐 것이다...

이 영화는 볼 때보다 보고나서 많은 생각과 의문을 갖게 만드는 힘이 있다.

과연 이 소녀는 이 소년을 단지 사랑하기 때문에 받아들이게 된 것일까...

몇 백살의 세월을 거친 소녀 아니 흡혈귀의 사랑이 12살 소녀의 사랑처럼 순수한 것이었을까?

자신을 사랑하고 지켜왔던 사람에게 다른 희생을 강요하고 다른 사랑에 눈 돌리던 소녀가 한 소년을 지키기 위해 떠나가고 돌아오는 행동을 아름답다 생각해야 하는 것일까?



새빨간 피처럼 새빨간 거짓말의 잔인함을 알기에 순수함만을 볼 수 없음이 안타까울 뿐이다.

하지만 새하얀 눈 위에 펼쳐진 진홍색 핏빛이 더욱 선명하듯이 순수했던 한 소년과 한 소녀의 사랑만큼은 더욱 애잔하고 강하게 느껴지는 영화..... "Let me in"



이 겨울, 한 소녀가 당신의 마음에 들어가기 위해 문을 두드립니다....

"들어가게 해줘....  Let me in...."







렛 미 인
감독 토마스 알프레드슨 (2008 / 스웨덴)
출연 카레 헤데브란트, 리나 레안데르손, 페르 라그나르, 헨릭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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